제대 앞에 네 개의 대림초가 세워지고 어두운 색깔의 초부터 매주 하나씩 불빛을 더해 가면 어느새 우리 마음은 ‘임마누엘’에 대한 기다림으로 설렙니다. 2천 년전 베들레헴 마굿간에 오셨던 메시아께서 이제 우리에게, 나에게 오시기 때문입니다. 기다림 속에 오신 그분은 구약성경을 통하여 여러 가지 표상으로 표현되었고, 교회의 기도 속에서 이 표상은 “오-안티폰”이라는 제목으로 일곱 개의 노래, O Sapientia(오 지혜시여), O Adonai(오 아도나이, 저의 주님), O radix Jesse(오 이새의 뿌리여), O clavis David(오 다윗의 열쇠여), O Oriens(오 동방의 빛이여), O Rex gentium(오 만민의 임금이여) 그리고 O Emmanuel(오 임마누엘이여)로 불립니다. 이는 모두 감탄사 “오(O)!”로 시작하면서 메시아에 관한 구약성경의 표상을 이야기하는 노래이고, 12월 17일부터 23일까지 7일 동안 저녁기도 마리아의 노래후렴으로 불립니다.

오,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입에서 흘러나오시는 지혜(Sapientia)시여,
당신은 한 끝에서 한 끝까지 이르시며,
만물을 굳건하고도 부드럽게 안배하시는 분,
오시어 저희에게 슬기의 길을 가르치소서.

오, 아도나이(Adonai), 저의 주님, 이스라엘 가문의 으뜸이시여,
붉은 빛 불꽃 화염 속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시고,
시나이 산에서 그에게 법을 내리신 분,
팔을 펼치고 오시어 저희를 속량하소서.

오, 이새의 뿌리(Radix Jesse), 만백성의 표지로 서 계시는 분,
왕들의 입이 당신께 달려 있고,
만민이 당신께 간구하오니,
오시어 저희를 구해주소서. 더디 오지 마소서.

오, 다윗의 열쇠(Clavis David), 이스라엘 가문의 왕홀(王笏)이신 분,
여시면 닫을 이가 없고, 닫으시면 열 이가 없는 분,
오시어 죽음의 그늘, 어둠 속에 묶인 채 앉아 있는 이를
옥살이에서 꺼내주소서.

오, 영원한 빛의 떠오르는 광채(Oriens), 정의의 태양이시여,
오시어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춰주소서.

오, 만민의 임금(Rex gentium), 만민이 갈망하는 분,
둘을 하나로 만드시는 모퉁이 돌이신 분,
오시어 당신께서 흙으로 빚으신 인간을 구원하소서.

오, 임마누엘(Emmanuel), 임금이시요 법을 세우시는 분,
만민의 기다림, 만민의 구세주이신 분,
우리 주 하느님이시여, 저희를 구원하러 오시옵소서.

이 일곱 가지 메시아 명칭의 첫 글자를 모아(Sapientia, Adonai, Radix, Clavis, Oriens,Rex, Emmanuel) 뒷 글자부터 배열하면 “ERO CRAS”라는 문장이 만들어집니다. 이것은 “내가 내일 있을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또 일곱 가지 메시아 명칭은 점점 발전하듯이 나아가 결국 “Emmanuel” 즉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으로 마무리됩니다. 이제 곧 오실 그분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림 제4주일의 영성체송에서도 이렇게 노래합니다.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기뻐하라 이스라엘이여, 임마누엘이 오시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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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신부 (가톨릭대 성심교정 음악과 교수)

"여기오신 모든 이에게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