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1코린11,24-26)

 

  성체성사는 가톨릭 신앙의 본질이며 핵심입니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Ultima cæna)에서 제정하시고, 당신의 십자가상 죽음으로 확고히 하신 성체성사는 가톨릭 2천년 역사에서 미사를 통해, 교회의 모습을 통해, 믿는 이들의 삶을 통해 온전히 보전되고 실천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성체를 공경하는 많은 찬미가들이 생겨났는데, 특히 1264년 새로 제정된 ‘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을 기리기 위해 교황 우르바노 4세의 요청으로 성 토마스 아퀴나스가 지은 다섯 개의 찬미가가 있습니다. ‘아도로 떼’(Adoro Te), ‘라우다 시온’(Lauda Sion), ‘빤제 린과’(Pange lingua), ‘사끄리스 솔렘니스’(Sacris sollemnis), ‘베르붐 수뻬르눔’(Verbum supernum)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중에서 ‘빤제 린과’의 마지막 두 연이 ‘딴뚬 에르고’(Tantum ergo)이고, ‘사끄리스 솔렘니스’의 마지막 두 연은 ‘빠니스 안젤리꾸스’(Panis angelicus), 그리고 역시 ‘베르붐 수뻬르눔’의 마지막 두 연은 ‘오 살루따리스’(O Salutaris)라고 합니다.


거룩한 축제두고 기뻐하여라.

마음속 깊은데서 찬미하여라.

옛것이 물러가고 새로워져라.

마음도 목소리도 생활도함께.


주님의 최후만찬 기념이로다.

그옛날 조상들의 율법지키며

양고기 밀떡함께 제자들에게

주님이 주시었다 믿어지도다.


접시에 당신성체 담아주시고

술잔에 당신성혈 담아주시며

약하고 걱정하는 제자들에게

받아서 마시어라 말씀하셨네.


이렇게 미사성제 제정하시고

봉헌권 사제들만 가지게하사

영하고 남들에게 영해주기는

오로지 사제들의 특권이로다.


천사의 귀한음식 사람이먹고

천상의 묘한음식 형상가졌네.

가난코 비참한종 주님먹이니

놀랍고 놀라워라 성찬의신비.


삼위신 한천주여 간구하오니

당신을 흠숭하는 우리찾으사

당신의 좁은길로 인도하시고

보고픈 당신빛을 보여주소서. 아멘.



  특히 가톨릭성가 188번, ‘천사의 양식’의 내용을 담고 있는 ‘사끄리스 솔렘니스’의 본문은 위와 같습니다.


  ‘천사의 양식’(Panis angelicus)은, 천사들의 음식이 사람들의 음식이 되며, 주님 자신이 가난하고 비천한 우리의 먹이가 되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가르칩니다. 나아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당신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을 당신 빛으로 인도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가톨릭 신앙의 본질을 담고 있는 이 찬미가는 다양한 교회 음악으로 작곡되어 크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성가를 통해, 묵상을 통해, 그리고 나눔을 통해 21세기 현 시대에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성체적 삶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최호영 신부 (가톨릭대 성심교정 음악과 교수)


출처: 소공동체 길잡이 2009.2

"여기오신 모든 이에게 평화를 빕니다^^"